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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피셔(4): 성장주 투자 전략Capital/Stock 2023. 12. 1. 18:00
1. 대형성장주와 소형성장주
필립 피셔의 평가 기준으로 선별한 성장주 목록에는 대형주와 소형주가 섞여 있을 것이다. 대형성장주는 향후 성장률 전망이 뛰어나면서도 튼튼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고 탄탄한 경제적 기반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대기업의 주식이다. 소형성장주는 대개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장래에 폭발적인 매출을 기록할 제품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의 주식이다. 중소기업이더라도 평가 요소를 모두 충족시키는 기업은 걸출한 경영진을 갖고 있는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 전망이 확실한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해당 주식 모두 매수할 타이밍이 되었다면 대형성장주와 소형성장주 중에 어떤 주식에 투자해야할까?
2. 어떤 주식을 살 것인가?
투자 수익 잠재력이 가장 큰 주식은 소형성장주이지만, 투자 대상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저지른다면 투자한 돈을 전부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반면 대형성장주는 주식 시장 전체가 갑작스럽게 급락하는 기간에도 일시적인 조정에 그치므로 비교적 안정적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대형성장주의 주가 상승률은 소형성장주에 비해 상당히 낮다. 그래도 대형성장주의 투자 수익률은 시장 평균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성장주라면 보수적인 종목이더라도 장기적인 투자 수익이 최소한 몇 배는 되기 때문이다. 어떤 투자자든 대형성장주의 주가 상승에 의한 투자 수익이 소형성장주에 투자한 원금보다 더 커야 한다. 물론 투자 대상을 제대로 선별했다면 다소 위험한 소형성장주가 전체적인 투자 수익률을 크게 높여줄 수 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그런 일이 발생하는 시점이면 처음에 소형주라 생각하고 투자했던 기업이 대형주 반열에 올라왔을지 모른다는 점이다.
3. 언제 살 것인가?
매수 시점을 잡기 위해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할 시점은 신제품이나 신기술 개발 단계에서 상업적인 대규모 생산이 처음으로 본격화하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위대한 기업은 언제나 한 두 분야의 최첨단에서 신제품과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한 비용은 회사의 다른 사업 부문에서 나오는 이익으로 충당하고 있을 것이다. 연구실과 실험 생산을 거쳐 상업적인 생산의 초기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더라도 시행착오를 거쳐 효율적으로 가동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생산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한동안 다른 제품에서 나오는 이익을 신제품의 영업 및 광고 비용에 쏟아부어야 한다. 신제품 때문에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퍼지면 기업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주가는 연중 최저치로 주저앉아버릴 것이다. 이 시점이야말로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위대한 기업의 주식을 살 수 있는 시점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신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지출한 영업 비용 덕분에 제품의 판로가 개척되면서 매출과 순이익이 발생할 것이고, 시장의 기대치가 회복되면서 기업의 주가도 대폭 상승할 것이다.
그렇다면 경기 변동은 완전히 무시한 채 적절한 매수 시점이 오면 그 즉시 주식을 매수해야 할까? 피셔는 주식시장이 투기 광풍에 휩싸여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거나 주요 경제 지표들이 일제히 경고음을 내고 있을 때가 아니라면 경제 전반이나 주식시장의 상승과 하락 사이클을 일체 무시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피셔는 오히려 적절한 매수 기회가 나타나면 즉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가 탁월한 기업의 주식을 매수했다면 장기적으로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4. 언제 팔 것인가?
주식을 매수할 때 해야할 일을 정확히 했다면 그 주식을 팔아야 할 시점은 거의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앞서 다뤘던 원칙에 따라 종목을 제대로 선정하여 매수한 주식이 일정 기간 동안 충분히 검증되었다면 이런 주식을 매도해야할 경우는 세 가지밖에 없다. 투자자가 종목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잘못 판단했다는 것을 깨달았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업이 우수한 조건을 더 이상 갖추지 못하는 상황으로 변했거나, 현재 투자한 기업보다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나타났을 때이다.
4.1. 잘못된 판단
첫 번째 이유에 해당하는 상황에 놓인 투자자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재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더 이상 보유하고 싶지 않은 주식이더라도 최소한 본전은 건져보겠다는 생각 때문에 치명적인 손실을 입는다. 이렇게 감수하는 손실 외에도 실수를 깨닫자마자 제대로 된 종목을 골라 재투자 했다면 얻었을 수익까지 감안한다면 자존심으로 인한 비용은 몇 배로 클 것이다.
4.2. 환경 변화로 인한 조건 미충족
두 번째 이유에 해당하는 상황은 경영진의 능력이 떨어졌거나, 계속 성장해왔던 주력 제품의 시장이 더 이상 과거만큼 전망이 좋지 않을 때 발생한다. 핵심 경영진이 자만에 빠져 추진력과 성실성을 상실하거나, 전임자의 성공적인 정책을 새로운 경영진이 계속 유지하지 못할 때 기업의 경영 능력은 저하된다. 수 년 동안 기록적인 성장률을 이어온 기업의 주력 시장이 어느 단계에 이르러서는 성장 잠재력을 소진해버릴 수 있다. 이 시기부터는 아무리 뛰어난 기업이더라도 완전히 다른 영역으로 뛰어들지 않는 한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없다. 그렇기에 투자자는 자신이 투자한 기업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항상 주의 깊게 관찰하고 보유 종목을 꾸준하게 관리해야 한다.
4.3. 매력적인 투자 대상의 등장
세 번째 이유에 해당하는 상황에 놓이면 투자자는 반드시 자신의 판단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 정말로 매력적인 투자 기회란 쉽게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투자자 본인이 분명하게 느끼고 있고 판단의 근거가 명백하다면 종목 교체에 따른 수수료나 세금 부담이 있더라도 더 나은 전망을 갖고 있는 종목으로 바꾸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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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필립 피셔. (2005).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박정태 역). 굿모닝북스.반응형'Capital > Stock'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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