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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 7월 전문연구요원 보충역 25연대 3교육대 후기 (2주차)
    ETC/Army 2023. 8. 18. 18:00

    1. 사격 사전 훈련

       7월 13일 8시 30분, 내일 있을 사격 훈련을 미리 연습하기 위해 영외 훈련장으로 이동했다. 코로나로 인해 격리되었던 필자에게는 첫 야외 훈련이었다. 우천 소식이 있어 판초우의를 입고 훈련장까지 도보로 이동했는데, 판초우의 때문에 공기 순환이 되지 않아 온 몸이 땀에 젖었다. 야외 훈련 신고식을 치르는 느낌이었다. 훈련장에 도착해서 자리를 잡고 사격 훈련 시 주의사항과, '안전고리 결합', '엎드려 쏴', '탄알집 인계', '좌상탄 이상 무' 등의 사격 순서, '엎드려 쏴' 사격 자세를 배웠다. 사격 훈련이 위험한 만큼, 안전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조교들이 사격 순서와 사격 자세를 여러 번 연습시켰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훈련병들은 지붕 아래에 있어서 비를 맞지 않았지만, 조교들은 지붕이 없는 곳에서 세차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교육을 속행했다. 분명 조교들은 필자보다 어린 친구들이었겠지만, 그 모습을 보니 존경심이 생기더라.

       7월 13일 14시 30분, 훈련병들이 추후에 총기를 스스로 손질할 수 있도록 총기를 분해하고 조립하는 시간을 가졌다. 생활관별로 조교가 들어가서 숙련된 시범을 보이고 훈련병들이 따라서 해보는 식으로 교육이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장전 손잡이를 뽑으면 총기 안에서 부품이 우수수 떨어져 당황하기도 했지만, 몇 번 반복해보니 금방 숙달되었다. 현역병이 조교가 되기 위해서는 1분 30초 안에 분해와 조립을 마쳐야한다고 하는데, 필자가 현역병이었다면 조교가 되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2. 폭우를 뚫고 다녀온 PX

       7월 14일 8시 00분, 아침부터 폭우가 내리기 시작해 결국 당일 사격 훈련은 취소되었다. 논산 전역에 퍼진 호우 경보로 인해 외부 훈련이 통제되었다고 한다. 사격술 실내 교육과 앞으로 있을 훈련들의 교육 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당일 일정이 수정되었다. 어찌나 비가 많이 내리던지 막사에서 식당으로 가는 도로가 물에 잠겨 발목까지 차 오를 정도였다. 식당과 생활관 사이를 오고 갈 때에는 항상 판초우의를 입고 다녔지만, 세차게 내리는 비가 판초우의를 뚫고 들어왔다. 밖에 나갔다 오면 항상 온 몸이 비로 젖은 상태였다. 아무래도 판초우의는 방수가 아닌 것 같다.

       7월 14일 14시 00분, 일과 시간에 여유가 있어서 그랬는지 연대에서 PX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 생활관별로 PX로 이동해 각자 필요한 물품을 구매했다. 훈련병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계산 시간을 포함하여 10분이었기 때문에 재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필자는 PX에서 커피와 부식, 선물용 달팽이 크림을 구매하였다. 오랜만에 하는 쇼핑이라 기분이 좋았다. 폭우를 뚫고 다녀올만한 가치가 있었다.

       7월 14일 18시 00분, 일과 시간 이후에 TV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뉴스를 보다가 아이돌 뮤직비디오를 보기 시작했다. 군대에 있으면 모든 훈련병들이 마법이나 저주에 걸리는 것일까? 생활관 안에 있는 모든 훈련병들이 한동안 넋을 잃고 뮤직비디오를 바라보고 있었다. 뮤직비디오가 끝날 때마다 다같이 박수를 치고는 했는데, 다들 이 순간만큼은 한 마음이 된 것 같아 즐거웠다.

     

    3. 퇴영자 2명 발생, 그리고 사라진 총기함 열쇠

       저녁 점호 때마다 중대장 훈련병이 당직 사관에게 보고하는 소리를 통해 25연대 11중대 훈련병 수를 들을 수 있었는데, 어느샌가 훈련병 두 명이 줄었다! 훈련병들 사이에서 들렸던 소문에 의하면, 한 훈련병은 훈련 도중 지쳐 추후에 면제를 받겠다며 자진하여 퇴영했다고 한다. 다른 훈련병은 7월 12일에 있었던 근력 측정 시간에 소대장과 마찰이 있었다고 한다.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해당 훈련병과 주변 목격자를 대상으로 조사서를 여러 번 작성하였는데, 주변 목격자들이 작성한 조사서와 비교해본 결과 세 번이나 위증한 것으로 드러나 퇴영당했다고 한다.

       곧이어 한 생활관의 총기함 열쇠가 사라졌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어쩐지 한 생활관을 대상으로 총기함 열쇠를 반납하라는 방송이 수차례 나왔더라. 훈련병들 사이에서 들렸던 소문에 의하면, 위증하여 퇴영당한 훈련병이 목격자들에게 앙심을 품고 목격자들이 속한 생활관의 총기함 열쇠를 창밖으로 던져버렸다는 것이다! 퇴영당한 훈련병이 창밖으로 열쇠를 던지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다른 훈련병들의 진술로 해당 생활관은 처벌을 면할 수 있었다. 해당 생활관의 총기함 열쇠를 찾는대로 퇴영당한 훈련병을 고소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열쇠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4. 배식조

       7월 15일 11시 30분, 오늘 저녁부터 내일 저녁까지 배식조 당번인 관계로 인수인계를 받으러 왔다. 배식조는 분대별로 돌아가면서 담당하는데, 크게 세척팀과 배식팀으로 나뉜다. 세척팀은 먼저 배식을 받아 식사를 마치고 식판과 포카락 세척에 투입된다. 배식팀은 모든 훈련병들이 배식을 받을 때까지 메인 메뉴와 국 배식에 투입되고 마지막에 식사를 한다. 모든 훈련병들이 식사를 마치면 잔반을 정리하고 배식 도구를 세척팀에게 보낸다. 모든 잔반과 음식물쓰레기를 모아 야외에 비치된 잔반통에 버리고 배식 도구를 정리하면 배식조의 임무는 끝이 난다. 필자는 배식팀에 배정되어 배식하는 방법과 잔반을 처리하는 방법을 배웠다.

       7월 15일 17시 00분, 본격적인 배식조 임무가 시작되었다. 세척팀은 세척팀대로, 배식팀은 배식팀대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배식팀이 항상 마지막에 배식을 받기 때문에, 훈련병들에게 메인 메뉴를 배식하면서 배식량을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오늘은 다행이도 배식팀을 포함한 모든 훈련병들이 배식을 받을 수 있었다. 잔반을 모아 잔반통으로 가는 길에 근처에서 짬타이거와 짬새를 보았다. 귀여웠다. 세척팀과 배식팀를 담당한 훈련병들의 첫 소감을 종합해보자면, 세척팀은 일이 끝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힘든 편이고, 배식팀은 잔반을 처리하고 배식 도구를 정리하는 마지막 시기에 힘든 편이라고 했다.

     

    5. 이발

       7월 17일 19시 00분, 소대장의 명령으로 이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과 시간 중 소대장이 난입하여 두발 검사를 실시하였는데, 필자를 보고서는 옆머리와 뒷머리를 자르라고 하였다. 훈련소에는 이발병이 따로 없기 때문에 미리 준비된 이발 도구를 이용해 직접 잘라야 한다. 반삭은 스스로 해본 적이 있지만, 옆머리와 뒷머리만 잘라본 적이 없어 같은 생활관 훈련병에게 부탁하여 잘랐다. 이 글을 읽고 훈련소 입소를 준비하고 있는 독자가 있다면 윗머리 기준 9mm 길이로 미용실에서 자르면 훈련소에서 이발을 할 일은 없을 것이다. 

     

    6. 각개전투

       7월 18일 10시 00분, 각개전투 기초 교육이 실내에서 진행되었다. 먼저, 전쟁 영화에서 많이 보던 수신호를 배웠다. '정지'는 주먹을 들어올리는 식, '소산'은 방탄헬멧에 손을 올려놓았다가 팔을 벌리는 식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수신호가 있었는데,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으니 직접 가서 배워보도록 하자. 이후에는 낮은 포복 자세와 높은 포복 자세, 응용 포복 자세를 배웠다. 낮은 포복 자세는 앞에 있는 엄폐물의 높이가 낮을 경우, 높은 포복은 엄폐물의 높이가 비교적 높아 빠르게 전진할 경우, 응용 포복은 부상자를 잡고 이동할 경우에 사용하기에 적절한 포복이다. 마지막으로 상황 경계를 배웠다. 경계 자세를 취하고 있다가 '9시 방향 적 폭탄 낙하', '3시 방향 적 항공기 출현', '6시 방향 적 출현' 등 각 상황에 맞게 엎드려 신체를 보호하거나, 적이 출현한 방향으로 발포 자세를 취하여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웠다.

       7월 19일 9시 00분, 각개전투 종합 교육이 실외에서 진행되었다. 어제 실내에서 배웠던 포복과 상황 경계를 종합하여 실습하는 시간이었다. 지난 며칠 간 논산에 폭우가 내려 각개전투 훈련장 상태가 좋지 않아 교육은 영내에서 실시되었다. 연대 앞 보도블럭 위에서 조교의 지시에 따라 포복과 상황 경계를 복습한 뒤, 연병장으로 이동해 종합 훈련을 실시하였다. 종합 훈련은 총 8단계로, 각 단계마다 각 단계에 해당하는 포복 또는 상황 경계를 실시해야 한다. 상황 경계는 어렵지 않았지만, 모래 위에서 포복을 하려니 쉽지 않았다. 현역은 이보다 더 많은 단계로 구성된 훈련을 한다고 하는데, 현역 대신 보충역을 준비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에는 상황 경계 교육 영상을 시청하고 행군을 위한 군장을 준비한 뒤 2주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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